"난산 끝에 드디어 탄생한 드림 시어터의 수작 앨범." by. 타브리스UT
Track List :
[09:00] 01. In The Presence of Enemies - The Heretic and the Dark Master : pt. 01
[05:35] 02. Forsaken
[06:55] 03. Constant Motion
[08:53] 04. The Dark Eternal Night
[10:43] 05. Repentance
[06:00] 06. Prophets of War
[14:57] 07. The Ministry of Lost Souls
[16:38] 08. In The Presence of Enemies - The Heretic and the Dark Master : pt. 02
Member List :
Kevin James LaBrie : Vocals
John Ro Myung : Bass
John Peter Petrucci : Guitar and Vocals
Michael Stephen Portnoy : Drums, Percussion and Vocals
Jordan Rudess : Keyboards and Continuum
부지런히 앨범을 내는 드림 시어터가 이번에도 새로운 앨범을 들고 찾아왔다. 4집 때부터 끊이지 않는 문제를 일으킨 레이블과의 트러블 때문에 드디어 애틀랜틱과 떨어지고 로드러너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드림 시어터의 음악에선 어떤 냄새가 할까 하는 문제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헤비한 앨범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던 소리는 어디로 갔다가 버렸는지, 이번 앨범은 헤비해지고 다이나믹해질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8집 대 했던 방식으로 편집을 통해 짤막하게 만든 티저 음원이 공개되고 나자 7집보다 더 과격하다란 감상평이 주류를 이루면서 모두들 다시금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했다. 7집은 아직까지도 해외 포럼에선 평가가 갈리는 그런 앨범. 과연 그런 앨범이 재래할 것인가에 대해서 모두들 궁금해 했다. 나 또한 3집, 5집과 함께 7집을 상당히 높게 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큰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모두의 관심 속에 나온 이 앨범은, 비디오 클립조차 동원하지 않고 빌보드 19위, 3만 6천장 판매로 역대 앨범 최고의 성적으로 데뷔한 드림 시어터의 9번째 정규 앨범은 과연 어떤 음악을 담고 있는 것일까?
이번 앨범의 포문을 여는 곡은 In The Presence of Enemies. 6집, 7집, 8집으로 줄줄이 이어지던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이번 9집 시작에서부터 시작되는 화끈한 도입부로 단호히 끊고 시작한다. 사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파트 1에 해당하는 이 곡이 파트 2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다. 연주는 과격하게 기교 난발이 아니며 자연스럽되 화려하고, 매력을 유지하면서 과잉으로 흐르지 않고, 라브리에의 보컬도 본연의 매력을 잘 살리는 바로 그 톤으로 노래부르고 있다. 5분에 달하는 첫번째 장, Prelude 가 끝나고 두번째 장인 Resurrection 이 시작되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The Heretic 이 눈을 뜨게 된다. 모든 걸 잃고 쓰러져가는 주인공에게 The Dark Master 는 그의 믿음을 시험하며 자신의 강대한 힘을 줄테니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획책한다. 복수를 위해 힘을 주겠다는 악마의 꾀임. 그리고 인간들의 구원을 등에 짐지워진채 한 남자가 일어섰다는 내레이션 아닌 내레이션과 함께 모래바람 소리로 이 이야기는 일단 잠시 접어두게 된다.
긴장감을 돋구는 키보드의 찰랑거림으로 시작하는 Forsaken 은 듣는 재미가 있는 멜로딕 메틀 넘버로, 뱀파이어의 유혹을 그리는 곡이다. 이번 앨범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면 차기 싱글로 내세울 만한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부담감이 적은 진행을 보여주며 실제로도 앨범 전체에서 가장 길이가 짧은 곡이다. 개인적으로 I Walk Beside You 의 암흑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후반부에 펼쳐지는 기타 플레이가 짧지만서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후기 드림 시어터에서 난무했던 황망한 솔로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작살감(...)이 일품으로 이 부분만 나면 곡의 뻔한 느낌에도 전율이 짜르르 흐르는 느낌이 든다. 강하게 추천하는 곡.
첫번째 비디오 클립이 곧 튀어나올 예정인 이번 작의 싱글, Constant Motion. 앨범이 제대로 윤곽을 드러내기 전부터(그러니까 프로모 음원 등이 유출되기 전부터) 이미 무료로 웹상에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되어, 새 앨범의 인상을 7집 마냥 조낸 빡센 앨범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곡이다. 직선적인 진행과 모던한 느낌의 후렴구를 보여주는 곡으로, This Dying Soul 의 그것을 연상케하는 이펙트 걸린 보컬도 출연하곤 한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특징인 포트노이의 보컬 비중의 상승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은 다음 트랙으로도 이어진다. 첫 싱글로는 적당한 선택이었다고는 보지만, 두 인상 강한 곡 사이에 껴서 어느 정도 아쉬운 면이 있다.
애굽에 내린 재앙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자가 겪는 공포를 그린 The Dark Eternal Night 는 이번 작에서 가장 어둡고 격렬한 모습을 보이는 곡이다. 이펙터로 잔뜩 왜곡이 걸린 보컬이 울부짖으며 무도한 변박과 헤비니스가 이어진다. 이 곡에선 포트노이의 보컬 비중이 더욱 늘어나 매력적인 후렴구를 제외하면 거의 라브리에와 비등비등해질 정도다. 나이트위시가 타르야의 보컬로 인해 빚어지는 표현력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마르코의 보컬 비중을 높인 것과 동일하게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간주에서 벌어지는 끝없이 펼쳐지는, 마치 Dance of Eternity 를 연상케하는 혼란스러운 연주로 공포에 사로잡혀 발 붙일 줄 모르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중간중간 키보드가 난입해 재즈 스타일의 연주를 짤막히 보이기도 하며 간주가 끝나갈 무렵에서는 미친 듯한 속도로 질주의 피크를 올린다. 드림 시어터 역사상 최강의 빡셈을 자랑하는 곡이며, 앨범 최고의 곡이라 할 수 있겠다.
페이드 아웃으로 끝나는 이전 곡에서 산란해진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듯 이어지는 5번 트랙은 어둡고 쓸쓸히 가라앉는다. 회개라는 뜻을 지닌 Repentance 는 6집부터 이어져온 AA Saga 의 8, 9번째 파트를 맡는 곡으로 각각 Regret, Restitution 이란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Regret 에서는 거울을 다시 만난 화자가 회한에 가득차 '한때는 안하느니 하고서 후회하는게 낫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며 용서를 구하리라 독백하고 있다. 그리고 곡 중간 지점을 가르는 전형적인 드림 시어터 감성의 기타 솔로 이후의 Restitution 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죄의 고백이 이어진다. 물론 그 죄상들은 알콜과는 상관이 없긴 하지만... 과연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크나큰 잘못을 돌이킬 수는 있는 것일까? 곡은 이제 AA Saga 도 후반부로 달려가고 있다. 아마 다음 앨범에서 드디어 AA Saga 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것 같은데, 과연 어떤곡으로 막을 내리게 될지 실로 궁금하다. 곡의 사운드는 오페스의 Damnation 앨범이 떠오르는 꿈결 같은 멜로트론의 프록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으며, 알콜중독자 모임인 A.A. 의 서약으로 끝을 맺는다.
이어지는 곡은 Prophets of War. 8집의 키워드 중 하나였던 이른바 뮤즈삘을 계승한 곡으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을 그만두자고 설득하는 그런 노래다. 곡은 정말 맘에 들었지만 가사는 정말 GG 였던 전작의 Sacrificed Sons 와는 달리 보다 소박한 느낌의 가사를 가진 곡. 8집 후반부의 그 두 곡보다 훨씬 농익은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며, 무리하지 않는 보컬 라인을 가지고 있다. 또 후렴구 뒤에 이어지는 코러스 라인이 그 문제의 팬들을 동원한 녹음 부분인데, 프로모 음원으로 들었을 때보단 자연스럽게 들려서 다행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색한 감이 있다. 너무 일사분란하게 시키는 대로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하. 자유와 변화의 투쟁 의지니만큼 조금 힘 좀 빼고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The Ministry of Lost Souls 는 사랑하는 이를 위한 희생의 레퀴엠이라 할 수 있다. Sacrificed Sons 와 Octavarium 을 섞은 듯한 이 거대한 로맨틱 발라드(?)는 나름 화려한 간주부분을 제외하면 철저히 차분하고 서정적인, 그리고 잔잔한 진행을 고집한다. 끊임없이 반복되고 변용되는 메인 멜로디와 나를 기억해만 달라고 안녕이라고 담담히 읊조리는 보컬 라인이 오히려 처절한 울음보다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감정이 풍부한 키보드의 사운드가 인상적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을 동원하면 세상이 끝날 듯 실로 멋진 느낌을 선사할 듯한 곡이다. Score 앨범에 포함됐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뒤늦게 들면서, 여성 팬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꽤나 크다고 생각한다. 후반부에 기타를 통해 반복되면서 멀어져가는 메인 멜로디가 실로 애절함을 돋구면서 페이드 아웃을 막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그리고 드디어 도입부에서 흘러오는 모래바람 소리를 받아 다시 이어지는 In The Presence of Enemies. The Heretic 의 탄생을 짤막히 제시한 파트 1에서 이어지는 파트 2는 본격적인 복수의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전체 곡의 세번째 장인 The Heretic 에서는 주인공의 도착을 모두들 기다렸다며 타락천사의 종들이 심판의 날을 시작하자고 속삭여온다. 그에 맞서는 The Heretic 은 The Dark Master 에게 영혼을 팔았으며 그대를 위해 싸우겠다는 외침을 내지른다. 파워를 많이 상실했으나 드라마틱함을 보이는 라브리에의 보컬이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악의 힘으로 악과 싸우겠다는 그를 경배하는 듯한 악랄한 코러스가(이것 또한 팬들을 동원해서 녹음했다.) 계속되며 시작되는 네번째 장인 The Slaughter of the Damned 에서는 The Glass Prison 의 두번째 파트를 연상케하는 진행을 보이는데, 마구 내달리며 잔뜩 내깔은 라브리에의 보컬이 적들을 파쇄하는 내용을 노래한다. 후렴구가 두번 이어지고 파트 1에서 마무리에서 썼던 문구를 다시금 더 높게 부르며 곡은 연주파트인 The Reckoning 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격정의 연주 끝에 이르른 마지막 장, Salvation 에서 드림 시어터는 다시금 Prelude 의 연주로 다시 돌아가며 그 위에 라브리에의 보컬이 '영혼은 나의 것이오, 다시는 그대를 위해 싸우지 않으리' 절망적인 다짐을 하며 곡은 에픽적 분위기로 막을 내린다. 여태껏 쌓아온 드림 시어터의 전형성이 묻어나오는 대곡이지만 완성도는 가히 인정할 만한 곡이다. 다만 이전 트랙이 너무나 길어서(14분이나 되어 이 곡과 거의 필적한다!) 클로징 트랙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손상되는 느낌이 크다는게 불만이고, 신선함이 덜하고 이전의 곡과 크게 구분을 짓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반복해서 앨범을 청취하거나 파트1,2를 연달아 듣거나 하면 그 이어지는 구성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긴 하다.
사실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로드러너에서 나온다, 조낸 헤비하다, 이런 식의 미끼 때문에 어느 정도 7집의 재현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드림 시어터는 이전에 나온 앨범과는 같은 분위기의 앨범은 내지 않는단 사실을 다시 증명해 버렸다. 과격하단 느낌을 안겨주는 곡은 The Constant Motion 과 The Dark Eternal Night 에서 끝이 나며, 8집에서의 뮤즈 삘도 그대로 갖고오기도 했다. 또한 새로이 포커파인 트리나 오페스를 떠올리게 하는 곡 방식도 도입했다. 혹자는 이 앨범엔 6집 같은 실험성이 부족하며, 7집 같은 광기가 없으며, 8집 같은 트랙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이 앨범을 새롭지 못하고 그저그런 앨범이라 하며 꺼린다. 하지만 난 이 앨범엔 6집 같은 방향성 상실이 부재하고, 7집 같은 무의미한 과잉도 전혀 없으며, 8집보다 보컬의 완성도가 높으며 곡들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후기 드림 시어터가 오랜 동안 자기 입을 옷을 뒤적이며 한참을 시장 바닥을 헤매고만 다니다가 마침내 자기 삘을 한 번 확고히 디뎠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앞으로 이제 나에게 드림 시어터의 앨범 중 어떤 걸 좋아하냐는 질문이 들어오면 난 거침없이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3집과 5집, 그리고 9집을 제일 좋아한다고.
이번 앨범의 포문을 여는 곡은 In The Presence of Enemies. 6집, 7집, 8집으로 줄줄이 이어지던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이번 9집 시작에서부터 시작되는 화끈한 도입부로 단호히 끊고 시작한다. 사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파트 1에 해당하는 이 곡이 파트 2보다는 훨씬 매력적이다. 연주는 과격하게 기교 난발이 아니며 자연스럽되 화려하고, 매력을 유지하면서 과잉으로 흐르지 않고, 라브리에의 보컬도 본연의 매력을 잘 살리는 바로 그 톤으로 노래부르고 있다. 5분에 달하는 첫번째 장, Prelude 가 끝나고 두번째 장인 Resurrection 이 시작되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The Heretic 이 눈을 뜨게 된다. 모든 걸 잃고 쓰러져가는 주인공에게 The Dark Master 는 그의 믿음을 시험하며 자신의 강대한 힘을 줄테니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획책한다. 복수를 위해 힘을 주겠다는 악마의 꾀임. 그리고 인간들의 구원을 등에 짐지워진채 한 남자가 일어섰다는 내레이션 아닌 내레이션과 함께 모래바람 소리로 이 이야기는 일단 잠시 접어두게 된다.
긴장감을 돋구는 키보드의 찰랑거림으로 시작하는 Forsaken 은 듣는 재미가 있는 멜로딕 메틀 넘버로, 뱀파이어의 유혹을 그리는 곡이다. 이번 앨범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면 차기 싱글로 내세울 만한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부담감이 적은 진행을 보여주며 실제로도 앨범 전체에서 가장 길이가 짧은 곡이다. 개인적으로 I Walk Beside You 의 암흑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후반부에 펼쳐지는 기타 플레이가 짧지만서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후기 드림 시어터에서 난무했던 황망한 솔로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작살감(...)이 일품으로 이 부분만 나면 곡의 뻔한 느낌에도 전율이 짜르르 흐르는 느낌이 든다. 강하게 추천하는 곡.
첫번째 비디오 클립이 곧 튀어나올 예정인 이번 작의 싱글, Constant Motion. 앨범이 제대로 윤곽을 드러내기 전부터(그러니까 프로모 음원 등이 유출되기 전부터) 이미 무료로 웹상에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되어, 새 앨범의 인상을 7집 마냥 조낸 빡센 앨범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곡이다. 직선적인 진행과 모던한 느낌의 후렴구를 보여주는 곡으로, This Dying Soul 의 그것을 연상케하는 이펙트 걸린 보컬도 출연하곤 한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특징인 포트노이의 보컬 비중의 상승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은 다음 트랙으로도 이어진다. 첫 싱글로는 적당한 선택이었다고는 보지만, 두 인상 강한 곡 사이에 껴서 어느 정도 아쉬운 면이 있다.
애굽에 내린 재앙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자가 겪는 공포를 그린 The Dark Eternal Night 는 이번 작에서 가장 어둡고 격렬한 모습을 보이는 곡이다. 이펙터로 잔뜩 왜곡이 걸린 보컬이 울부짖으며 무도한 변박과 헤비니스가 이어진다. 이 곡에선 포트노이의 보컬 비중이 더욱 늘어나 매력적인 후렴구를 제외하면 거의 라브리에와 비등비등해질 정도다. 나이트위시가 타르야의 보컬로 인해 빚어지는 표현력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마르코의 보컬 비중을 높인 것과 동일하게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간주에서 벌어지는 끝없이 펼쳐지는, 마치 Dance of Eternity 를 연상케하는 혼란스러운 연주로 공포에 사로잡혀 발 붙일 줄 모르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중간중간 키보드가 난입해 재즈 스타일의 연주를 짤막히 보이기도 하며 간주가 끝나갈 무렵에서는 미친 듯한 속도로 질주의 피크를 올린다. 드림 시어터 역사상 최강의 빡셈을 자랑하는 곡이며, 앨범 최고의 곡이라 할 수 있겠다.
페이드 아웃으로 끝나는 이전 곡에서 산란해진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듯 이어지는 5번 트랙은 어둡고 쓸쓸히 가라앉는다. 회개라는 뜻을 지닌 Repentance 는 6집부터 이어져온 AA Saga 의 8, 9번째 파트를 맡는 곡으로 각각 Regret, Restitution 이란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Regret 에서는 거울을 다시 만난 화자가 회한에 가득차 '한때는 안하느니 하고서 후회하는게 낫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며 용서를 구하리라 독백하고 있다. 그리고 곡 중간 지점을 가르는 전형적인 드림 시어터 감성의 기타 솔로 이후의 Restitution 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죄의 고백이 이어진다. 물론 그 죄상들은 알콜과는 상관이 없긴 하지만... 과연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크나큰 잘못을 돌이킬 수는 있는 것일까? 곡은 이제 AA Saga 도 후반부로 달려가고 있다. 아마 다음 앨범에서 드디어 AA Saga 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것 같은데, 과연 어떤곡으로 막을 내리게 될지 실로 궁금하다. 곡의 사운드는 오페스의 Damnation 앨범이 떠오르는 꿈결 같은 멜로트론의 프록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으며, 알콜중독자 모임인 A.A. 의 서약으로 끝을 맺는다.
이어지는 곡은 Prophets of War. 8집의 키워드 중 하나였던 이른바 뮤즈삘을 계승한 곡으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을 그만두자고 설득하는 그런 노래다. 곡은 정말 맘에 들었지만 가사는 정말 GG 였던 전작의 Sacrificed Sons 와는 달리 보다 소박한 느낌의 가사를 가진 곡. 8집 후반부의 그 두 곡보다 훨씬 농익은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며, 무리하지 않는 보컬 라인을 가지고 있다. 또 후렴구 뒤에 이어지는 코러스 라인이 그 문제의 팬들을 동원한 녹음 부분인데, 프로모 음원으로 들었을 때보단 자연스럽게 들려서 다행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색한 감이 있다. 너무 일사분란하게 시키는 대로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하. 자유와 변화의 투쟁 의지니만큼 조금 힘 좀 빼고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The Ministry of Lost Souls 는 사랑하는 이를 위한 희생의 레퀴엠이라 할 수 있다. Sacrificed Sons 와 Octavarium 을 섞은 듯한 이 거대한 로맨틱 발라드(?)는 나름 화려한 간주부분을 제외하면 철저히 차분하고 서정적인, 그리고 잔잔한 진행을 고집한다. 끊임없이 반복되고 변용되는 메인 멜로디와 나를 기억해만 달라고 안녕이라고 담담히 읊조리는 보컬 라인이 오히려 처절한 울음보다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감정이 풍부한 키보드의 사운드가 인상적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을 동원하면 세상이 끝날 듯 실로 멋진 느낌을 선사할 듯한 곡이다. Score 앨범에 포함됐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뒤늦게 들면서, 여성 팬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꽤나 크다고 생각한다. 후반부에 기타를 통해 반복되면서 멀어져가는 메인 멜로디가 실로 애절함을 돋구면서 페이드 아웃을 막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그리고 드디어 도입부에서 흘러오는 모래바람 소리를 받아 다시 이어지는 In The Presence of Enemies. The Heretic 의 탄생을 짤막히 제시한 파트 1에서 이어지는 파트 2는 본격적인 복수의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전체 곡의 세번째 장인 The Heretic 에서는 주인공의 도착을 모두들 기다렸다며 타락천사의 종들이 심판의 날을 시작하자고 속삭여온다. 그에 맞서는 The Heretic 은 The Dark Master 에게 영혼을 팔았으며 그대를 위해 싸우겠다는 외침을 내지른다. 파워를 많이 상실했으나 드라마틱함을 보이는 라브리에의 보컬이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악의 힘으로 악과 싸우겠다는 그를 경배하는 듯한 악랄한 코러스가(이것 또한 팬들을 동원해서 녹음했다.) 계속되며 시작되는 네번째 장인 The Slaughter of the Damned 에서는 The Glass Prison 의 두번째 파트를 연상케하는 진행을 보이는데, 마구 내달리며 잔뜩 내깔은 라브리에의 보컬이 적들을 파쇄하는 내용을 노래한다. 후렴구가 두번 이어지고 파트 1에서 마무리에서 썼던 문구를 다시금 더 높게 부르며 곡은 연주파트인 The Reckoning 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격정의 연주 끝에 이르른 마지막 장, Salvation 에서 드림 시어터는 다시금 Prelude 의 연주로 다시 돌아가며 그 위에 라브리에의 보컬이 '영혼은 나의 것이오, 다시는 그대를 위해 싸우지 않으리' 절망적인 다짐을 하며 곡은 에픽적 분위기로 막을 내린다. 여태껏 쌓아온 드림 시어터의 전형성이 묻어나오는 대곡이지만 완성도는 가히 인정할 만한 곡이다. 다만 이전 트랙이 너무나 길어서(14분이나 되어 이 곡과 거의 필적한다!) 클로징 트랙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손상되는 느낌이 크다는게 불만이고, 신선함이 덜하고 이전의 곡과 크게 구분을 짓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반복해서 앨범을 청취하거나 파트1,2를 연달아 듣거나 하면 그 이어지는 구성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긴 하다.
사실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로드러너에서 나온다, 조낸 헤비하다, 이런 식의 미끼 때문에 어느 정도 7집의 재현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드림 시어터는 이전에 나온 앨범과는 같은 분위기의 앨범은 내지 않는단 사실을 다시 증명해 버렸다. 과격하단 느낌을 안겨주는 곡은 The Constant Motion 과 The Dark Eternal Night 에서 끝이 나며, 8집에서의 뮤즈 삘도 그대로 갖고오기도 했다. 또한 새로이 포커파인 트리나 오페스를 떠올리게 하는 곡 방식도 도입했다. 혹자는 이 앨범엔 6집 같은 실험성이 부족하며, 7집 같은 광기가 없으며, 8집 같은 트랙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이 앨범을 새롭지 못하고 그저그런 앨범이라 하며 꺼린다. 하지만 난 이 앨범엔 6집 같은 방향성 상실이 부재하고, 7집 같은 무의미한 과잉도 전혀 없으며, 8집보다 보컬의 완성도가 높으며 곡들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후기 드림 시어터가 오랜 동안 자기 입을 옷을 뒤적이며 한참을 시장 바닥을 헤매고만 다니다가 마침내 자기 삘을 한 번 확고히 디뎠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앞으로 이제 나에게 드림 시어터의 앨범 중 어떤 걸 좋아하냐는 질문이 들어오면 난 거침없이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3집과 5집, 그리고 9집을 제일 좋아한다고.
◐ 침튀기기 포인트 : 후기 드림 시어터 앨범들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곡들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 트집잡기 포인트 : 연주가 의미 결핍의 무개성한 테크닉 과잉이라는 후기 드림 시어터의 문제점들에서 아직은 확실히 자유롭지 못하다. 전반적으로 보컬의 힘이 약해진 느낌이 있다.(이것은 무턱대고 고음으로 나가는 걸 자제한 곡 구성에서 나온 결과.) 아직 Awake 처럼은 "완벽" 하지 못하다.
여담 : Repentance 의 두번째 부분은 수많은 뮤지션들이 각각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참여진으로는 Mikael Akerfeldt, Jon Anderson, David Ellefson, Daniel Gildenlow, Steve Hogarth, Chris Jericho, Neal Morse, Joe Satriani, Corey Taylor, Steve Vai, Steven Wilson 등이 있죠.
여담 2 : 앨범 커버아트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개미의 오른쪽 다리 근처를 보면 사진에 찍히는 폰트로 20이 써 있습니다. 20주년 기념인가...? 뭐지?
여담 3 : 부클릿 안쪽에 테이블 위에 개미들이 난리치는 그림이 있는데 거기보면 레모네이드 안에 사람 귀떼기가 한 짝 잘려 들어가 있습니다. 뭔 의미인지 당최 모르겠네요.
12월 3일 추가 기록 : 지금 보니 초고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썼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참 막글이다. 쓸데없이 길게 쓰려다가 문장 호흡이 이상해지고 갑갑스런 연결도 도처에 보이고. 무엇보다 곡에 대한 평가도 섵부르게 했다는 판단이 선다. 맨 위의 추천곡 표시의 수정이 있었다. (8번 트랙 취소, 5번 트랙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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